Part 1. 나를 만나다: 교사, 그 부르심의 무게와 기쁨
2. 아이들의 인정보다 하나님의 인정이 먼저입니다
특별히 공들여 준비한 주일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게임, 푸짐한 간식, 그리고 흥미진진한 성경 이야기를 위해 밤늦게까지 교구를 만들었죠. 예상은 적중했습니다. 아이들은 열광했고, 교실은 떠나갈 듯한 웃음소리로 가득 찼습니다. 여기저기서 "선생님 최고!"라는 환호가 터져 나왔고, 저는 그날 하루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선생님이 된 것 같았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어깨가 으쓱했고, 제 자신이 꽤 괜찮은 교사라는 뿌듯함에 마음이 부풀어 올랐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 주에 찾아왔습니다. 그날은 조금 진지하고 조용한 주제를 다뤄야 했습니다. 화려한 게임도, 특별한 간식도 없었죠. 그저 차분하게 말씀을 나누려 했을 뿐인데, 아이들의 반응은 지난주와 완전히 달랐습니다. 몇몇은 노골적으로 하품을 했고, 어떤 아이는 옆 친구와 장난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교실을 가득 채웠던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온데간데없고, 어색하고 싸늘한 침묵만이 맴돌았습니다.
순간 제 마음이 쿵 하고 내려앉았습니다. ‘내가 뭘 잘못했지? 아이들이 이제 나를 좋아하지 않나?’ 지난주에 저를 영웅처럼 만들어주었던 아이들의 인정이 사라지자, 저는 순식간에 실패한 교사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어떻게든 이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는 초조함에, 준비한 말씀을 서둘러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습니다.
그날 밤, 속상한 마음으로 기도하는데 문득 이런 질문이 제 안에 떠올랐습니다.
‘나는 지금 누구의 인정을 구하고 있었나?’
아이들의 환호에 기뻐하고, 아이들의 무관심에 절망하는 제 모습 속에는, 하나님이 아닌 아이들에게 잘 보이려는 마음이 숨어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반응이 곧 제 사역의 성적표인 양, 거기에만 매달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바울이 갈라디아 교회를 향해 던졌던 질문이 제 심장을 꿰뚫는 듯했습니다. 나는 지금 사람을 기쁘게 하는 종이냐,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종이냐.
그때 깨달았습니다. 주일학교 교사로서 우리가 바라보아야 할 것은 아이들의 박수가 아닌, 하나님의 마음이라는 것을요.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재미있는 수업’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이 우리의 최종 목표가 될 수는 없습니다. 때로는 재미없고, 때로는 어렵고, 때로는 듣기 싫은 이야기일지라도, 아이들의 영혼에 꼭 필요한 말씀이라면 우리는 충성스럽게 그 말씀을 전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아이들의 인정은 달콤한 솜사탕 같아서 금방 사라지지만, 하나님의 인정은 우리 영혼을 살리는 따뜻한 밥과 같습니다. 진정한 성공은 아이들의 웃음소리 크기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드렸던 나의 기도와 준비를 하나님께서 어떻게 보셨는가에 달려있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조금 자유로워졌습니다. 물론 여전히 아이들이 말씀을 즐겁게 듣기를 바라지만, 그 반응에 제 감정과 사역의 가치가 흔들리지는 않으려 노력합니다. 그저 ‘오늘도 하나님이 맡겨주신 이야기를 성실하게 전했는가?’ 스스로에게 물을 뿐입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드리는 우리의 수고와 눈물을, 주님은 모두 알고 계십니다. 그리고 세상의 그 어떤 환호보다 더 큰 목소리로 우리에게 말씀해주실 것입니다. “참 잘했다, 나의 착하고 충성된 종아.” 그 음성 하나면, 우리는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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